평균 이상의 영어 실력을 갖췄다고 자부하는 사람도 쉽게 넘지 못하는 벽이 있다. 현지에 살아야 비로소 체득되는 영어, 바로 '자연스러운' 영어다. 문법과 어휘는 무조건 암기만 해도 평균에 도달할 수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딱 거기까지가 한계다. 같은 단어를 써도 어떤 사람은 원어민이 감탄하는 영어를 구사하고, 또 어떤 사람은 원어민이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를 말한다.
문제는 '한국어식 구조' 에 있다. 한국어 언어구조와 영어 언어구조에는 태생적인 차이가 있어 단순히 한국어 구조에 단어만 영어로 바꿔서는 '자연스러운' 영어를 구사할 수 없다. 제대로 된 영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원어민의 고유한 사고방식을 반영한 ‘영어식 구조’를 체계적으로 학습해야 하는 이유다.
이 책에는 제자리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한국식 영어의 현실을 타개해 줄 ‘원어민처럼 자연스러운 영어를 쓰는 비결’이 담겨 있다. 영어 공부 10년이면 지식은 이미 차고 넘칠 터. 책 속의 '네이티브식 영어 사용법' 10개의 원리를 머리로 익히고, 문장으로 충분히 훈련하면 제대로 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후미의 ‘네이티브 영어를 만드는 구조와 원리’ 또한 영어다운 영어 구사를 위한 훌륭한 도우미가 되어 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제자리에서만 맴도는 내 영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영어 공부를 해왔지만 어색한 문장을 사용하는 자신을 보며 왜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지 답답했던 적이 있을 겁니다. 우리 머릿속에는 이미 한국어 구조가 자리하고 있어 아무리 영어다운 영어로 말하려고 해도 한국어 구조로 필터링되어 문장이 나오기 때문이죠. 그래서 영어도 아닌 한국어도 아닌 이상한 문장이 만들어지고 그럴 때마다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제대로 된 영어식 문장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다행히도 있습니다! 혹자는 ‘영어식 사고’를 하라고 합니다. 이 말을 들으면 한국인인데 어떻게 미국인처럼 사고하라는 것인지 다소 무책임하다고 느낍니다. 손에 잡히지 않는 애매 모호한 설명보다는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기술적인 전략을 독자에게 제공할 때입니다.
이 기술적인 전략은 두 언어 간의 구조적인 차이가 있음을 인지하고 한국어의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그에 상응하는 영어 구조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일한 문장에 단어만 영어로 바꾼다고 해서 ‘영어를 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 책의 파트 1에서는 한국어와 영어 구조의 결정적인 차이를 설명하는 핵심 10가지를 제공합니다. 말하기와 쓰기를 위한 문장 테스트를 통해 독자 스스로 연습하고, 저자와 함께 풀어나가는 형식입니다. 파트 2에서는 이런 결정적인 차이를 가져오는 핵심 원리와 구조를 다양한 예시와 자료를 통해 분석합니다.
제대로 된 영어문장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해온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단편적인 표현 위주의 학습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 원리와 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어의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영어의 구조를 찾으려고 할 때 비로소 더 발전할 수 있는 것이죠. 이 책의 1차 독자는 네이티브 방식의 영어를 구사하고 싶은 학습자지만, 네이티브의 영어를 두고 왜 그렇게 쓰였는지 이유를 알고 싶은 학습자 또한 이 책을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이 책이 여러분의 그 모든 도전에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은이 소개
최정숙
상고에서 야간대로, 대학원에서 유학으로, 영어 실력 하나로 미 박사과정까지 진학한 <미국식 영작문 수업 시리즈>의 저자. 논리적 영어 글쓰기에 매달리며 작문에 도가 튼 덕분에 대학원 졸업과 함께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문화인류학 박사과정 재학 당시 학부생의 글쓰기 등을 지도하며 끊임없이 도전한 끝에 결국 영어 학습의 최고 경지인 고급 영작문에 가닿았다. 한국에 돌아온 후로는 제도권·비제도권 교육기관을 넘나들며 토종 한국인을 위한 고급 영어 글쓰기 강의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책 속에서
한국어 문장 구조와 영어 문장 구조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부사절의 역할과 기능입니다. 한국어에는 부사절이 항상 문장 앞에 놓이며 비중도 높지만 영어는 강조를 위한 경우가 아니라면 문장 뒤에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수식어로서의 기능만 수행합니다. 사용 빈도가 높은 한국어의 부사절을 영어에서도 그대로 부사절의 형태로 쓴다면 한국어식 영어가 되겠죠.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 바로 부사절을 사물주어의 형태로 바꾸는 겁니다. 단, 부사절의 내용이 핵심어인 주어 자리에 들어갈 만큼 중요한 내용이어야 합니다. 그럼 같이 말을 만들어 보면서 알아볼까요? _본문 10쪽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그녀의 걸음을 멈추게 했다’란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 한눈에 들어와야 합니다. 날카로운 비명을 A sharp shriek로 우선 처리하죠.‘비명’이라고 하면 scream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shriek는 보다 짧은 시간에 갑작스럽게 최고음으로 들리는 비명 소리로 위 문맥에 맞습니다. ‘멈추다’라고 할 때 stop, cease, halt, pause가 있죠. stop은 움직임을 멈추는 것(ex. Police officers ordered him to stop. 경찰은 그에게 멈추라고 명령했다.), cease는 존재를 멈추는 것(ex. Everything is bound to cease to exist. 모든 것은 죽게 되어 있다.), halt는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ex. The hearing was halted until the evidence was submitted. 증거자료 제출까지 청문회는 중단되었다.), pause는 일시적이지만 원래 상태로의 회복을 전제하는 것(ex. She gobbled up her dinner without pausing for breath. 그녀는 숨도 쉬지 않고 저녁을 먹어 치웠다.)입니다. 여기서는 일시적으로 멈춘 것이니, A sharp shriek halted her walk.로 완성됩니다. _본문 13쪽
‘그는 다락방 위에 올라와 있었다’는 상태입니다. 이때 climb을 쓴다면 올라가고 있는 변화를 나타내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죠. He was up in the loft.와 같이 ‘있다’는 상태의 뜻은 be동사로 해결하고 부사 up을 덧붙이면 됩니다. ‘한쪽 눈으로 그 구멍을 응시하며 인기척이 있는지 살폈다’를 and로 연결한다면 좋은 전략은 아닙니다. 대등하게 연결하는 구조가 아니라 부가적으로 수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때 원어민들은 분사구문이나 전치사 with를 활용하죠. He was up in the loft with one eye at the opening, scanning for signs of life로 완성할 수 있겠네요.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응시하다’가 영어 문장에서는 동사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바로 전치사 at으로 해결하죠. 한국어 문장에서 동사의 활용이 영어에 비해 잦습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전치사입니다. 그리고 ‘살피다’라고 할 때는 look, study, probe와 같은 많은 후보자들을 제치고 scan이 등장했죠. look은 찾기 위해서 살피는 것이고, study는 알기 위해서 살피는 것이고, probe는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살피는 것입니다. scan은 샅샅이 빠르게 살피는 것으로, 위 문맥에 맞습니다. _본문 16쪽
부사절을 사물주어로 바꿀 때 유난히 자주 등장하는 문형이 있습니다. 바로 5형식이죠. 주로 ‘~이/가 ~하게 하다’는 구조를 가지는데, ‘어떻게 하게 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동사를 쓸 수 있습니다. 우선 도움을 주어 하게 하면 help(ex. The program helps students learn new things.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 원인을 제공하여 하게 하면 make나 cause(ex. Cold weather made him sick. 추운 날씨로 인해 그가 아팠다.), 계속하게 하면 keep(ex. Exercise will keep you healthy. 운동을 하면 당신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게 하면 enable(ex. The steam engine enabled workers to run machines. 증기엔진으로 노동자들은 기계를 돌릴 수 있었다.) 등의 5형식 동사를 활용할 수 있죠. _본문 30쪽
한국인들은 위치 이동과 상태 전환을 동사에 의지합니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전치사로 해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토끼 한 마리가 굴에서 나왔다’고 할 때 A rabbit came out of a burrow.라고 하죠. 여기서 위치 이동은 out of가 담당합니다. 위치 이동만 아니라 상태 전환도 전치사가 의미를 전달할 수 있죠. 예를 들어, ‘당근을 잘라 작은 정육면체로 만드세요’를 Chop the carrot into small cubes.라고 합니다. 반면 한국인들은 Chop the carrot and make them small cubes.와 같이 동사를 쓰려고 하죠. 이런 식의 구조를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전치사로는 down, up, into, out of, around, through 등이 있어요. 이 장에서는 이런 전치사 구조를 깊이 있게 살펴볼까 합니다. _본문 50쪽
‘바닥에서 먼지가 일어나다’에 rise를 쓰셨나요? 단어를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분석해 볼 것을 권합니다. 먼지가 바람에 의해 바닥에서 떨어져 움직일 때 우리는 먼지가 일어난다고 하죠. ‘바람’과 ‘떨어짐’을 blow와 off를 써서, Dust blew off the floor라고 하면 됩니다. blow는 대기 중의 이동을 뜻합니다. 이 이동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 fly(ex. With the blast last night, glass flew across the office.(어젯밤 폭발로 유리 파편들이 사무실 여기저기에 쏟아졌다.), 이 이동이 편안하고 능숙하면 f loat(ex. The sound of a beautiful music was floating out of his room. 아름다운 음악 선율이 그의 방에서 흘러나왔다.)를 쓰면 됩니다. ‘내 입으로 들어왔Ans Dust blew off the floor and into my mouth.다’는 앞에서 언급했던 into로 간단히 해결되네요. Dust blew off the floor and into my mouth.로 완성할 수 있습니다. _본문 55쪽
부사절을 사물주어로 전환하는 작업을 설명한 1장과 2장에서는 ‘핵심어’와 ‘수식어’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어 문장의 구성 원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죠. 우선 영어 문장을 만드는 작업은 퍼즐 게임과 같이 ‘자리’와 ‘조각’으로 구성됩니다. 이때 자리를 핵심어 자리와 수식어 자리로 구분하고, 조각은 단어로서 품사에 따라 8가지로 구분합니다. 단어를 약속된 자리 위에 놓는 작업이 문장을 만드는 과정이죠.핵심어 자리는 다섯 개가 있습니다. 주어, 술어, 목적어, 주격 보어, 목적격 보어가 있죠. 주어 자리에는 명사와 대명사, 술어 자리에는 동사, 목적어 자리에는 명사와 대명사, 주격 보어 자리에는 명사, 대명사, 형용사, 목적격 보어 자리에는 명사, 대명사, 형용사만을 둘 수 있도록 약속되어 있어요. 그리고 수식어 자리는 핵심어 자리에 있는 개념을 꾸며 주는 내용을 넣는 자리로, 대부분 품사가 형용사나 부사입니다. _본문 2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