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현대인에게 추천하는 책”
정세희 서울대 교수, 『길 위의 뇌』 저자

왜 숲을 걸으면 암세포는 힘을 잃고
바닷가를 걸으면 인지력이 올라갈까?
최신 과학이 밝혀낸 장소와 걷기의 비밀

TV를 켜도 SNS를 봐도 그야말로 러닝 붐이다. 이참에 나도 뛰어볼까 싶지만, 집에서 몇 걸음 나간다고 한강이 있을 리 없다. 아침엔 일어나서 출근하기 바쁘고 퇴근 시간은 예측이 안 된다. 슬프지만 체력도 무릎도 예전 같지 않다. 그렇다고 포기하긴 이르다. 우리에겐 ‘걷기’가 있으니까. 매일 뛰는 건 부담스러워도 매일 걷는 건 어렵지 않다.
걷기라니 영 시시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달리고, 겨루고, 무게를 치는 것만이 운동이 아니다. 걷기도 운동이다. 그것도 모든 면에서 ‘완벽한’ 운동. 기분이 가라앉고 답답할 때, 짧은 산책만 해도 기분이 바뀌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우울증 발생률은 더 높고, 걷는 시간이 길수록 우울증 위험도는 낮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속도를 좀 붙여보자. 빠른 걷기는 암, 심장병, 치매(인지증), 골다공증 가능성을 낮춘다. 쉽게 말해, 걷기는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 양쪽에 모두 이롭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걷는 곳에 따라 우리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신간 『치유의 걷기』는 걷기와 관련된 과학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장소별 걷기의 이점을 집대성한 책이다. 도시공원부터 평지, 언덕, 숲, 호수, 산, 강, 순례길 등 무려 20곳의 장소를 다루며, 걷기의 치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실용적인 팁 역시 별도의 노트로 상세히 안내한다. 더 이상 무작정 걷지 말자. 똑똑한 걷기가 당신의 몸과 마음을 살릴 것이다.




 출판사 리뷰 

더 이상 무작정 걷지 말 것!
당신이 걷는 곳이 기분과 건강을 바꾼다

천장이 높은 곳에서는 창의적 사고가 활성화되고, 창밖으로 자연이 보이는 병실의 환자들이 더 빨리 회복된다는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물리적 환경과 인간의 상호 작용을 연구하는 환경심리학과 신경건축학의 발전 덕분이다. 『치유의 걷기』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물리적 환경과 인간 사이에 ‘걷기’라는 움직임이 추가될 때, 우리 몸과 마음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과학, 의학, 심리학에 근거해 소개한다. 자연을 화면으로 볼 때와 실제로 자연 속을 걸을 때, 인간의 뇌와 근육은 당연히 다르게 반응하지 않겠는가.
장소와 걷기가 결합할 때 나타나는 치유 효과가 각각 다르기에, 책은 장소별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치유의 걷기』에서 다루는 20곳의 장소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숲과 산 등 식물이 많은 ‘초록색’ 공간과 호수와 바다로 대표되는 ‘파란색’ 공간, 도시나 광장처럼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갈색’ 공간이다. 꼭 멀리 나가지 않더라도 쉽게 접근 가능한 동네 공원이나 거리, 도시 그 자체도 훌륭한 걷기 장소가 될 수 있다. 우리에겐 자연에서의 쉼과 고요가 필요한 순간도 있지만, 익숙한 곳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활력을 채워야 할 때도 있으니 말이다.

암이 두렵다면, 숲을 걸어라!
피톤치드와 자연 살해 세포의 마법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는 남녀 모두 ‘암’이며(통계청 2024년 사망원인통계), 이 순위는 통계가 작성된 이래 4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현대 의학이 많이 발전했다고는 하나 항암 치료 시, 암세포가 아닌 정상 세포까지 손상시키지 않는 것은 아직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할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NK 세포’로 불리는 자연 살해 세포(natural killer cell)이다. 자연 살해 세포는 이름 그대로, 암세포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감지하고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삼림의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리칭(李卿) 박사는 나무가 분비하는 ‘피톤치드’가 자연 살해 세포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숲의 치유 효과는 신체에만 그치지 않는다. 숲에서 앉아 있거나 명상을 하는 ‘정적’ 삼림욕과 숲에서 걷는 ‘동적’ 삼림욕 중 후자가 불안, 우울, 분노 완화 등 정신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니 삼림욕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싶다면, 반드시 ‘걸어야’ 한다. 가까운 곳에 숲이 없어 자주 가지 못하더라도 걱정하지 말자. 숲의 치유 효과는 숲에 들어가고 몇 분이면 우리 몸에 나타나고, 심지어 그 효과가 7일간 지속된다. 단, 모든 숲과 나무가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니 수령이 긴 나무들이 있는 ‘성숙한’ 숲으로 가자. 오래된 숲을 지키고 보존하는 것은 우리 인간에게도 도움이 된다.

죽는 날까지 또렷한 정신으로
살고 싶다면, 바닷가를 걸어라!
뇌를 깨우는 맨발 걷기의 기적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바다는 기분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매우 좋다. 2023년에 발표된 15개국 대상의 연구 결과, 해안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내륙에 사는 사람들보다 건강 상태가 더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바닷가에 집이 없어도 괜찮다. 해안에 방문하는 것만으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 또한 이 연구의 발표 결과 중 하나이다. 바다의 치유 효과에 주목하는 연구자들은 이곳의 공기가 함유한 화학 성분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바닷가 공기에는 마그네슘, 칼슘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며, 해조류에서 많이 발견되는 생리 활성 분자 중 하나인 폴리페놀은 항산화 작용을 해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으로 유명하다.
바다는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지만, 걸으면 더 좋다. 해안은 모래나 자갈이 깔려 있어 평평한 곳을 걸을 때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 즉, 같은 거리를 걸어도 운동 효과가 크다. 해변을 걷는 사람이 내륙을 걷는 사람보다 47분 더 숙면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무엇보다 해안은 ‘맨발 걷기’에 최적의 장소다. 맨발 걷기는 지면과 발바닥이 젖어 있을 때 효과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한편 맨발 걷기의 잘 알려지지 않은 효과 중 하나가 인지력 향상인데, 맨발로 걸으면 집중력, 주의력, 기억력 등 인지력이 개선된다. 치매가 걱정된다면, 좀처럼 집중이 안 된다면 일단 맨발로 걸어보자.

이 책을 읽고 나면
더는 걷기를 미룰 도리가 없다!
걷기에 관한 가장 완벽한 안내서

자연이 아닌 도시 산책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안전하고 익숙한 환경에서 걸을 때는 뇌에 가해지는 정보 처리 부담이 줄어들어 걷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길을 잘못 들어 조난당하지 않을지, 공격적인 야생동물을 맞닥뜨리지 않을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걷기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는 ‘안전’으로, 도시 산책과 사랑에 빠진 여성 작가들의 글이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비비언 고닉은 도시 산책에 대해 이렇게 고백했다. “도시 산책처럼 아프고 성난 마음을 치유해 주는 것은 없다. 붐비는 거리에서 혼자일 때만큼 덜 외로운 적은 없다.”
도시 속 공원과 공공 정원, 궁극적으로 걷기 좋은 도시는 자연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거동이 쉽지 않은 노약자와 유아차를 밀며 걸어야 하는 부모를 배려해서만이 아니다. 바쁜 일상 중에 잠시라도 걸으며 몸과 마음을 회복할 장소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치유의 걷기』는 가까운 도시에서부터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20곳의 장소를 고루 소개하며, 우리가 이러한 장소들을 걸을 때 누릴 수 있는 건강상 이점과 그 효과를 최대로 누릴 수 있는 방법을 하나하나 알려주는 완벽한 안내서이다. 걷기에 대한 지식을 총망라한 과학 교양서이자 실용성을 겸비한 건강서인 『치유의 걷기』를 읽고 나면, 누구든 당장 걷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추천사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이 책을 읽었다. 책 속 구절들은 공항의 나를 당장 숲, 들판, 산, 바다로 보냈다. 그러고는 거친 숨을 내쉬며 그곳을 뛰거나 걷던 순간의 나를 떠올리게 했다. 스치는 바람, 뺨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경쾌한 새소리, 막 떠오른 해의 온기, 용맹한 파도, 바닷바람에 섞인 소금기, 주위를 감싸는 흙냄새, 축축한 이끼까지. 그때와 그 순간의 고유한 느낌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안도감, 즐거움, 편안함, 경건함도 함께.
재활의학과 의사인 나는 진료실에 오는 환자분들께 언덕과 계단을 오르라고 말씀드린다. 산을 오르라고, 달려보라고, 가보지 않은 길을 탐험하라고 권하기도 한다. 자연이라는 환경을 통해, 그리고 자연 속에서 능동적으로 만들어내는 움직임을 통해 우리 몸과 뇌는 힘을 얻고 더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개인적으로 체감한 변화일 뿐 아니라, 많은 연구 결과가 말하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많은 현대인은 자연에서 멀어져 하루 대부분을 인공적인 환경에서 보낸다. 그 결과 우리에게 남은 것은 예민함, 적대감, 공격성, 피해 의식, 혹은 무기력, 우울, 불안, 스트레스, 병일지 모른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자연에 둘러싸인 채 걷고 뛰고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여 보자.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자연의 탁월한 힘과 응원을 받아 삶을 더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들어나가길 바란다.
정세희 서울대 교수, 『길 위의 뇌』 저자




 저자, 역자 소개 

· 저자  애너벨 스트리츠(Annabel Streets)
깊이 있는 조사에 바탕해 글을 쓰기로 정평이 난 작가다. 애너벨 스트리츠의 작품은 3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되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여덟 권의 저서 중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걷는 존재』는 건강에 도움을 주기 위해 쓴 첫 번째 걷기 책이다. 애너벨 앱스(Annabel Abbs)라는 이름으로 출간한 『바람 맞기: 여성이 걷는 이유(Windswept: Why Women Walk)』는 2021년 영국에서 10대 여행서에 선정되었다. 또 다른 작품 『미스 일라이저의 영국 주방』은 『뉴욕 타임스』에서 최고의 역사 소설로 꼽히며, 픽션과 논픽션 양쪽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브라운 재단 펠로십 작가로, 『가디언』, 『텔레그래프』, 『파리 리뷰』 등 다양한 매체에 글을 기고해 왔다. 런던과 서식스를 오가며 생활 중인 작가는, ‘길’ 위에서 그리고 인스타그램(@annabelabbs)에서 만날 수 있다.

· 역자  김주희
서강대학교 화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SK이노베이션에서 근무했다. 글밥아카데미 수료 뒤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메이오 클리닉의 건강하게 나이 드는 법』, 『우리는 별에서 시작되었다』, 『에일리언 어스』, 『어쩌면 세상을 구할 기생충』, 『뜻밖의 과학사』, 『블루 머신』, 『조금 수상한 비타민C의 역사』, 『자연은 언제나 인간을 앞선다』, 『천문학 이야기』, 『양자역학 이야기』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신경과학자 세라 맥케이(Sarah McKay) 박사에 따르면, “우리 몸과 몸을 움직이는 방식 그리고 물리적 환경의 상호 작용 방식은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을 형성한다. 이는 심지어 뇌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켜 정신 건강과 기억력 및 인지력을 향상하기도 한다.” (17쪽)

이탈리아 연구자들은 해안 지역의 코로나 입원율이 내륙 지역보다 훨씬 낮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의료 체계에 가해지는 부담을 바다 공기가 완화했음을 시사한다. (52쪽)

우리가 빠른 속도로 걸으면 뇌는 새로운 신경세포(뉴런)의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이자 희망 분자로 알려진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를 생성한다. BDNF는 흥미롭게도 우울과 스트레스에서 회복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는 비우울증 환자보다 BDNF 농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 신체 움직임은 체내 BDNF 수치를 상승시키며, 그리고 움직임이 활발할수록 BDNF 생성량은 더욱 늘어난다. (71쪽)

언덕 정상에 올라 눈앞에 펼쳐진 전경을 내려다볼 때, 우리 눈은 아주 편안한 ‘전경 시야(panoramic vision)’로 전환된다. 이는 가능한 한 멀리 내다보는 시야로, 장시간 화면을 응시하느라 지친 우리 눈에 무척 유익하다. (84쪽)

애도를 위해 조성되었거나 슬픔을 허용하는 장소가 존재한다는 것은 예상보다 훨씬 중요할 수 있다. 슬픔 치료사 세라 오하라(Sarah O’Hara)는 이렇게 말했다. “슬픔과 연관된 장소를 걷는 행동은 ‘상실은 자연스러운 경험이다’ 그리고 ‘우리는 회복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라는 신호를 뇌에 보낸다. 이처럼 공간이 지닌 상징적 의미는 그 공간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 (95~96쪽)

트리니티칼리지 더블린의 연구원인 에이먼 레어드(Eamon Laird) 박사는 50세 이상 성인 4,000명을 대상으로 신체 활동과 마음 상태를 조사하며, 20분 산책의 효과를 확인하고 놀라움을 느꼈다. 그가 설명하길 “일주일 중 5일만 하루 20분씩 걸어도 우울증 위험도가 최대 43퍼센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사람은 단 20분만 산책해도 기분이 전환되었다. 이처럼 극적인 결과가 나오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물론 오래 걸으면 효과는 증가한다. 레어드 박사가 10년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 위험도는 걷는 시간에 비례해 낮아졌다. (101쪽)

인간은 흐르는 물보다 고요한 물을 선호할까? 그렇다. 연구자들이 스코틀랜드의 피실험자에게 모든 유형의 물에 대한 기분, 감정, 반응을 일기에 기록하도록 요청한 결과, 피실험자들은 “호수나 저수지 같은 고요한 수역이 강이나 개울 같은 흐르는 물보다 더 큰 평온함을 가져다주었다”고 답했다. (167쪽)

스탠퍼드대학교의 마음과 몸 연구소(Mind & Body Lab)는 인간의 사고방식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형성한다는 점을 꾸준히 발견했다. 이곳 연구자들은 ‘위약 효과는 신비롭고 설명할 수 없는 힘이 아니라 심리적, 상황적 요인에서 발생하는 산물’이라고 믿는다. 이들의 연구는 마음가짐의 강력한 효과, 즉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감정적, 심리적, 생리적으로 우리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밝힌다. 이는 우리가 어떤 경관을 걸으며 그곳이 치유의 장소라고 믿으면, 매우 높은 확률로 스스로 치유될 수 있다는 의미다. (195쪽)

스페인 연구진은 ‘절대 안정(bed rest)’이라는 병원 관행이 타당한지 조사했다. 이들은 다음 질문을 던졌다. 만약 병원 환자가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움직이는 시간을 좀 더 늘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환자는 가장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이들은 지난 20년간 발표된 모든 연구 결과와 논문을 체계적으로 검토했다. 중증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운동은 회복에 필수적인 요소였으며 가장 적절한 형태의 운동은 ‘걷기’였다. (238쪽)

우리를 압도하고 지치게 만드는 것들이 장난감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는 풍경은 세계와 세계 속에서의 자기 위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산 위에서, 우리는 피할 수 없는 어려움과 요구 사항들이 있는 세계로부터 잠시 벗어난다. 힘겨운 등반을 통해 그러한 세계를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축소’시킨다. 이와 동시에 산은 인간을 있는 그대로, 즉 개미처럼 작고 하찮은 존재로 드러낸다. 이 기묘한 역설, 즉 우리를 압도하는 삶을 내려다보며 하찮다고 느끼는 동시에 그 광대한 풍경 앞에서 자기 자신을 아주 작게 느끼는 역설을 통해, 인간은 과감해지는 동시에 겸손해진다. (282쪽)